촛불 집회에 대한 단상 △ 書



8일 새벽, 시민들의 폭력. (시민 소수? 혹은 프락치에 의한 폭력이든 뭐든..)

이해가 아예 안 되는 것은 아니다. 30번을 넘게 했는데도 전혀 변함이 없으면 누구나 이 상태로는 아무것도 안 된다는 초조함이 들 게 분명하니까.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하는 걸 이해한다고 해도, 도가 지나치단 생각을 지울 수는 없었다. 또한 그렇게 한다고 비폭력으로 그리 해도 안 통했던 게 통할 거란 생각 역시 들지 않는다. 오히려 불법 폭력 시위라는 오명 아래, 지금보다 더 심하게 때려잡는 효과만 발휘할 것이다. (비폭력 시위마저 그런 오명을 씌우는데...)

그렇지만 지금 이 상황에 와선 어떤 게 최선책인지 알 수가 없다. 보이지가 않는다. 그렇다고 마냥 방관하기엔 이 상황보다 더 끔찍한 상황이 펼쳐질 듯해, 가만히 있기도 어렵고. 움직여 봤자, 회의만 들고. 후유.

무엇 하나 할 만한 게 없는 상황에 몰린 현실이 끔찍하기만 하다. (그걸 알기에 경찰 역시 도발을 했을지도 모른다. 끝에 몰린 사람들에게 약간(그 이상일지도)의 도발은 자폭을 하기에 충분한 요건이 될 테니까.)

어쨌든 내가 이러쿵저러쿵 해도 할 수 있는 건 그저 블로그에 촛불을 피우고, 이따금 촛불 집회에 참가하는 것뿐이다. 밤샘 시위하는 사람들을 뒤에서 조용히 응원하는 것뿐이다. 그 외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으니 제아무리 '소통'이 될 가능성이 낮다고 해도 할 수밖에 없다.

'할 수밖에 없다'는 표현이 왜 이리 씁쓸한지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8일 새벽의 촛불 집회는... 참 씁쓸했다.
앞으로는 그런 씁쓸한 집회가 없었으면...

덧, 새벽의 일 탓인지 8일 저녁의 집회는 예전의 집회처럼 끝난 모양이다. 지금이 2008년이라 다행이다. 적어도 시민들의 머리는 2008년이니까.

덧글

  • 박미연 2008/06/09 00:14 # 답글

    원래부터 긴 싸움임을 알고 있었죠. 냄비근성 어쩌고 하면서 사람들을 회의하게 만들었고요. 한번의 폭력, 분면 잘 못되었으나 반복하지 않으면 됩니다. 반복하는 순간 끝인거죠. 하지만 아직은 지켜보며 응원할때입니다. 누구나 다 할수밖에 없다는 그 씁쓸함에 뛰쳐나온 것이고 그게 힘이지 않을까요?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자정의 힘, 한번 잘못하면 다시 반복하지 않는 자정의 힘이 이번에도 보일거라는 막연한 믿음은 지난 우리의 집회에서 보여줬던 걸로 충분하다는 생각.
    믿어줘야죠. 당연히 믿어줘야 하고 회의하지 않고 응원하는 마음을 가져야죠.
    개인적으로 어제 폭력질한 사람들이 그 누구가 되었든 환호하고 동조하고 방관했던 사람들은 모두 개인의 반성이 필요할 듯합니다. 어차피 이 집회가 개개인의 모임이었으니 누가 누가 해 줄 수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괜히 말이 많아졌네요. 하여간 어차피 긴 싸움이었기에 굴곡도 있고 평이한 면도 있지만 끈질긴 놈이 이깁니다. 만고불변의 법칙!
  • Myggol 2008/06/11 01:13 #

    조금 실망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응원할 생각이 없는 건 아니야. 단지 저렇게까지 만든 상황이 씁쓸한 거지. 네 말대로 끈질긴 놈이 이길 테고, 국민은 끈질길 테니까. 언젠간 이기겠지. 너무 오래 걸리지 않아야 할 텐데.
  • 2008/06/09 00:54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Myggol 2008/06/11 01:13 #

    전혀~맘 안 상했어~
  • 여운영 2008/06/09 18:07 # 답글

    근데 좀 시들해질때즘이면 알아서 기름을 부어주는 이메가과 그 주변인들 때문에 쉽게 끝날것 같지는 않다.
  • Myggol 2008/06/11 01:14 #

    그것도 참 능력이지 싶어요. 어쩜 저렇게 알아서 기름을 화끈하게 부어주는지.-_-;
  • 가데니아 2008/06/10 20:29 # 답글

    전 뉴라이트가 더 열받습니다. 경제성장을 위한 광우병 소는 수입 불가피라는데 정말 그들을 이해할래도 이해 할 수가 없네요. 국민끼리 싸우는 거 자체가 가슴 아픕니다. 그리고 의외로 집결성이 강하고 그 수가 많다는데 이번에 놀랬기도 했고요-정말 나중엔 오기만 남지 않을까 두려워요.
  • Myggol 2008/06/11 01:15 #

    뉴라이트뿐인감요. 보수단체가 다 맘에 안 들어요. 10일에 한 행동을 보고 기가 막히기만 하더이다. 하지만 오기만 남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정부는 5공 머리지만, 국민들은 2008년의 머리니까요. 그러니까 바로 폭력에 대해 자정을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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