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5월이 가까워지면 난 올드 김 여사에게 묻는다. 진짜 광주 민주화항쟁을 몰랐냐고 말이다.
그러면 올드 김 여사는 늘 말씀하신다. 게릴라가 밑에서부터 공격을 한다고, 남자는 모조리 죽이고 여자에겐 온갖 험한 짓을 한다는 유언비어(당시엔)가 돌고, 뉴스에선 김일성이 수백명의 게릴라를 보냈다고 연일 떠들었노라, 하고.
몇 해에 걸쳐 묻고 몇 해에 걸쳐 대답을 들었지만, 그때마다 김 여사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그리고 그때마다 난 어떻게 모를 수 있지? 라는 의문점을 품으며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1980년의 5월을 회자했다.

보통 기대가 크면 그 만큼 실망도 크다고 한다. 기실 기대를 한 영화에서 난 내가 얻고자 하는 만큼의 기대를 얻은 적이 없어, '화려한 휴가'를 기다리면서도 내심 실망만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어쩌면 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리고 막상 보게 된 영화는 기대 만큼의 실망을 하진 않을 정도의 완성도였다. 보고도 후회는 하지 않을 정도의. 울컥거리는 순간이 몇 번 있긴 했지만, 실제 눈물을 흘리지는 못할 정도의, 딱 그 정도.
하지만, 예상외로 난 내가 기대한 만큼의 적당한 느낌을 얻는 동시에 무거운 감정도 느껴야 했다. 김 여사에게 광주 민주화 항쟁을 물을 때마다 느꼈던 '왜 이런 걸 몰랐지?'라는 의문점과 내가 만약 저곳에 있었다면, 하는 오싹한 기분을 영화 보는 내내 동시에 느꼈다는 소리다.
단순히 오락 영화로써 보고자 한 것은 아니었지만, '화려한 휴가'는 확실히 단순한 오락 영화로 치부하기에 어려운 무거움이 있다. 그걸 사전에 알았을까? 영화는 일부러 가벼운 농담을 하는 인물을 넣음으로써 다큐멘터리가 아닌 영화로써의 중심을 잡으려 하긴 했다. 그런데도 광주 민주화 항쟁의 끔찍함과 참혹함을 숨길 순 없었지 싶다. 그건 숨기기에 너무 아픈 과거였으니까. 그러한 과거를 모르고 자랐다는 게 왠지 모르게 씁쓸하다. 그러나 80년이 아닌, 07년을 살아가는 사람이라 다행이라는 묘한 안도감도 든다.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
영화가 끝날 즈음, 이요원이 절규하던 목소리가 아직도 윙윙거린다. 그녀의 말대로 난 아마 한동안, 어쩌면 5월이 될 때마다 '화려한 휴가'를 떠올리며 광주 민주화 항쟁을 떠올릴 듯 싶다. 아마도 '화려한 휴가'가 하고 싶은 말은 광주를 기억해 달라는 말이 아니었을까? 그 생각이 영화의 엔딩 크레딧을 보는 내내 들었다.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사진이 80년 5월의 광주가 아닌 영화 속의 광주였다는 점이다. 엔딩 크레딧에 80년 5월의 광주가 나왔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으면, 다큐멘터리의 느낌이 강했을지도 모르지만...
덧붙임. 이요원은 이제 예쁘게 우는 모습을 포기했나 보다. 그게 꽤 마음에 들었다. 표정을 신경 쓰지 않고 울상으로 펑펑 우는 모습이 오히려 더 예뻐 보였다고 하면, 좀 이상할까?
덧붙임2. 김상경은 수더분한 역할이 참 잘 어울리는 남자다. 그런데 펑퍼짐한 엉덩이는... 너무 수더분..;
덧붙임3. 이준기도 예쁜 남자를 포기한 것 같다. 그런데 예쁘지 않은 이준기가 오히려 낯설...;
그러면 올드 김 여사는 늘 말씀하신다. 게릴라가 밑에서부터 공격을 한다고, 남자는 모조리 죽이고 여자에겐 온갖 험한 짓을 한다는 유언비어(당시엔)가 돌고, 뉴스에선 김일성이 수백명의 게릴라를 보냈다고 연일 떠들었노라, 하고.
몇 해에 걸쳐 묻고 몇 해에 걸쳐 대답을 들었지만, 그때마다 김 여사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그리고 그때마다 난 어떻게 모를 수 있지? 라는 의문점을 품으며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1980년의 5월을 회자했다.

보통 기대가 크면 그 만큼 실망도 크다고 한다. 기실 기대를 한 영화에서 난 내가 얻고자 하는 만큼의 기대를 얻은 적이 없어, '화려한 휴가'를 기다리면서도 내심 실망만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어쩌면 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리고 막상 보게 된 영화는 기대 만큼의 실망을 하진 않을 정도의 완성도였다. 보고도 후회는 하지 않을 정도의. 울컥거리는 순간이 몇 번 있긴 했지만, 실제 눈물을 흘리지는 못할 정도의, 딱 그 정도.
하지만, 예상외로 난 내가 기대한 만큼의 적당한 느낌을 얻는 동시에 무거운 감정도 느껴야 했다. 김 여사에게 광주 민주화 항쟁을 물을 때마다 느꼈던 '왜 이런 걸 몰랐지?'라는 의문점과 내가 만약 저곳에 있었다면, 하는 오싹한 기분을 영화 보는 내내 동시에 느꼈다는 소리다.
단순히 오락 영화로써 보고자 한 것은 아니었지만, '화려한 휴가'는 확실히 단순한 오락 영화로 치부하기에 어려운 무거움이 있다. 그걸 사전에 알았을까? 영화는 일부러 가벼운 농담을 하는 인물을 넣음으로써 다큐멘터리가 아닌 영화로써의 중심을 잡으려 하긴 했다. 그런데도 광주 민주화 항쟁의 끔찍함과 참혹함을 숨길 순 없었지 싶다. 그건 숨기기에 너무 아픈 과거였으니까. 그러한 과거를 모르고 자랐다는 게 왠지 모르게 씁쓸하다. 그러나 80년이 아닌, 07년을 살아가는 사람이라 다행이라는 묘한 안도감도 든다.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
영화가 끝날 즈음, 이요원이 절규하던 목소리가 아직도 윙윙거린다. 그녀의 말대로 난 아마 한동안, 어쩌면 5월이 될 때마다 '화려한 휴가'를 떠올리며 광주 민주화 항쟁을 떠올릴 듯 싶다. 아마도 '화려한 휴가'가 하고 싶은 말은 광주를 기억해 달라는 말이 아니었을까? 그 생각이 영화의 엔딩 크레딧을 보는 내내 들었다.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사진이 80년 5월의 광주가 아닌 영화 속의 광주였다는 점이다. 엔딩 크레딧에 80년 5월의 광주가 나왔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으면, 다큐멘터리의 느낌이 강했을지도 모르지만...
덧붙임. 이요원은 이제 예쁘게 우는 모습을 포기했나 보다. 그게 꽤 마음에 들었다. 표정을 신경 쓰지 않고 울상으로 펑펑 우는 모습이 오히려 더 예뻐 보였다고 하면, 좀 이상할까?
덧붙임2. 김상경은 수더분한 역할이 참 잘 어울리는 남자다. 그런데 펑퍼짐한 엉덩이는... 너무 수더분..;
덧붙임3. 이준기도 예쁜 남자를 포기한 것 같다. 그런데 예쁘지 않은 이준기가 오히려 낯설...;
















덧글
박미연 2007/07/29 14:13 # 답글
나도 한국가면 부모님이랑 볼 영화 1순위! 난 광주를 몰라요... 그냥 한국 역사서 산책 이라는 착으로 보고 한번 분노한 적은 있는데, 아직도 나에게 광주란 멀기만 한 다가오지 못한 아픔이라고 할까요. 그들이 아픈건 알겠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좀 달라질까 하는 기대가 확 다가오네요. 감상 잘 봤어요.
Zet 2007/07/29 15:31 # 삭제 답글
영화보다가 눈물이 흐르더라구요. 고여서 흘러내리지는 않았지만 간만에 제 감성을 제대로 자극해준 감동적인 영화였습니다.
대공학자 2007/07/30 09:32 # 삭제 답글
난 아직 못봤어. 그러고보니, 못 본 영화 너무 많네.만나기전에 다 봐야하는데... ㅡㅡ;; (그래야 대화가... 흐흐흐)
이 영화는 더더욱 삼촌(전남대 출신)의 생생한 그날의 증언으로
꼭 보고 싶었던 영화라 기대 많았었거든.
나도 그랬어... 다 크고 난 뒤에, 어떻게 모를 수 있었을까.
물론 마양과는 반대의 의미지.
내가 알고 있는 걸, 어떻게 여기 사람들은 다 모를 수 있지란 모순되는 의미였지.
아무튼 굉장히 기대돼... 강풀의 만화가 너무 내게 기대감을 주었나봐.
이소 2007/07/30 13:12 # 답글
저도 동생이랑 보러 가기로 했사요. +_+저 기숙사 있을때 한 방 쓰던 언니가 광주 사람이었는데, 그들에겐 잊혀지지 않는 상흔이라고 했었어요. 자기 나이 어릴 떄였는데도, 대포 소리 펑펑 터지고 집이 우들우들 떨렸던 것 잊어버리지도 않는다고. 창문이란 창문 다 가리고 이불 뒤집어 쓰고 있어도 너무너무 무서웠대요. 한 집 건너 한 집 누구 죽었다는 이야기가 막 들리고 그랬다고. 근데 서울 와서 보니 사람들이 광주 사태에 대해 너무 몰라서 오히려 당황했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대충만 알고 있어서 좀 부끄러웠어요.
Myggol 2007/07/31 11:00 # 답글
미연냥/ 영화를 보고 나면, 조금이나마 그 아픔을 알 수 있더라. 물론 100%까진 도달하지 않겠지만.Zet 님/ 눈물이 나올 것 같은 순간은 몇 번 있었지만, 감수성이 말라 그런지 눈물은 안 나오더군요. 그래서 울컥했어요.-_ㅜ
대자 님/ 옆에서 들었으니 영화 보시면 약간 실망하실지도 모르겠어요. 실제 영화에선 당시의 모습을 10분 1정도밖에 못 보여줬다고 하더라고요. 쩝. 여하튼 보면서 내가 저기 있었다면, 이란 생각을 내내 하게 되더군요. 무고한 소시민들이 희생자라는 게 자꾸 날 이입하게 하는 것 같아요.
이소 님/ 잊히지 않은 상흔...이겠죠. 광주 사람들에겐 아마도 평생, 잊히지 않을 거예요. 저도 영화를 보면서 이런 걸 자세히 모르고 쉽게 어머니에게 물었다는 게 괜스레 민망하더군요. 꼭 보세요~
나쁜여자 2007/08/07 16:44 # 답글
오홋 아직 영화를 안봤지만.... 예고편에서 슬플거 같았는뎅~~~아직까지 안보고 있어요 ㅎㅎ
Myggol 2007/08/08 10:52 # 답글
나쁜여자/ 한 번은 봐도 괜찮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