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열한 거리, 그 씁쓸함. △ 書


영화 '비열한 거리'의 주인공 병두는 잘생긴 남자가 아니다. 잘생긴 배우 '조인성'이 하는 역할인데도 병두는 잘생긴 얼굴이 아니다. 그저 병두는 조폭스럽지 않은 얼굴을 가졌을 뿐이다.

박모양이 열광하는 조인성이 주연한 영화를 봤다. 아침 8시 40분에 하는 조조할인으로 말이다. 조금 버거운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보고 난 뒤 잘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닌 이제 우리도 문화 생활을 영휘할 수 있다고 신나했다.

어쨌든, 비열한 거리를 봤다.
조인성은 잘생긴 배우인데도 '병두'역에 확실히 들어가 있었다. 시종일관 불안해 하는 눈동자의 굴림과 조금은 과장스러운 태도, 그리고 비열해질 때의 표정까지. 그는 병두라는 조금은 작은 옷에 나름대로 몸을 끼워맞춘 듯 보였다.

병두는 29살의 건달이다. 대박을 꿈꾸는 보통의 젊은이로, 직업이 조금 틀릴 뿐이다. 그래서 그럴까, 병두의 건달짓은 그렇게 멋있어 보이지 않는다. 흔히 영화에서 보이는 조폭의 싸움과 달리, 병두의 싸움은 치열하다. 멋진 게 아니라 살기 위해 바둥거리는 게 보인다. 이른바 '막싸움'이라 불리는 느낌이랄까.

또 좋은 스폰서를 잡기 위해 배신을 하고, 그 배신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반복된다는 것을 안 순간, 일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어차피 인과응보다. 내가 한 만큼 나도 받는 게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건달 '병두'의 삶도 그랬다. 그렇게 원하던 삶은 손에 쥐었지만, 그건 피를 바탕으로 이뤄진 모래성같은 존재였다.

가장 이해가 되면서 나랑 이입시킨 것은 병두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병두를 궁지로 몬 영화감독이었다. 영화감독도 역시 대박을 치고 싶다. 그래서 병두가 친구라고 믿고 말한 이야기를 그대로 자신의 영화에 넣는다.

과연 나도 저것과 같은 상황이라면? 이라고 자문을 해봤다. 물론 친한 친구가 한 말이라서 쉽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내 목구멍이 포도청인 상태라면 막말로 어찌 했을지 모르겠다. 뭐 어쨌든 영화감독 역시 원하던 대박을 손에 넣었지만, 그 댓가로 그는 날개가 꺾였다. 창작을 해야할 사람이 창작을 하지 못하고 남의 허수아비가 된다고 해야 하나. 그토록 자신만의 영화를 만들고 싶어 건드린 금단의 과일이 그의 다리를 묶은 셈이다. 역시 인과응보다.

비열한 거리는 그런 인과응보와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방 반복되는 삶의 씁쓸함이 보이는 영화였다. 비록 무늬는 조폭 영화였지만, 실제적으로는 그냥 지금의 삶을 그대로 반영해준 영화 같았다. 그래서 더욱 씁쓸했다. 너무 현실적인 것은 때론 쓰게만 느껴진다.

비열한 거리.
좋은 영화였다. 나온 배역도 거의 자신의 역할에 몰두를 잘했고, 무엇보다 불안해 보이는 조인성의 연기가 좋았다. 다만, 조인성이 아무리 봐도 29살로 보이지 않았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 더불어 '병두'의 삶을 나열하듯 보여주는 방식때문에 약간 지루하다는 것 역시 흠. 그래도 졸 정도는 아니었으니까.-_-;

사족... 이보영은 주연보단 우정출연이라고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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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열한 거리(2006) 2006/06/26 17:49 #

    7월부터 멤버쉽 할인이 중단된다는 얘기에 극도로 '덜덜덜' 하다가 극장가는 횟수를 확 줄이던가,주말에 조조로 봐야지 하고 있었다. 볼만한게 있으면 한달에 7편도 넘게 보는데,할인 중단이라니.신경질 난다. 아예 남은 며칠동안 빨리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늘 달콤한 잠에 푹 빠져 있는 친구를 깨워서 끌고 "비열한 거리" 보고 왔다.;;; 역시 뜨거운 태양 아래 있어야 하는 여름,.덥다. 하지만 하늘은 시원~해 보였다. 급하게 도착해 양손에 콜라와 팝..... more

  • 비열한거리 (A Dirty Carnival, 2006) 2006/10/22 18:57 #

    감독 : 유하 출연 : 조인성(병두), 천호진(황 회장), 남궁민(민호), 이보영(현주) 국내 등급 : 18세 관람가 공식 홈페이지 : 국내 http://www.dirtycarnival.co.kr/ 현대 한국 영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직업군이 바로 형사, 조폭이 아닐까. 조폭 신드롬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수많은 영화에서 조폭을 소재로 영화를 그린다. 우연히 보게된 "비열한 거리"도 역시 조폭이 주인공이다. 더이상 이 소재에 대한 논쟁까지도 ...... more

덧글

  • seunghye 2006/06/25 18:13 # 답글

    그러게요. 이보영 역할의 비중이 좀 작았죠? 주연이란 말이 무색하게시리.. 개인적으로 진구의 연기도 좋았던것 같애요.
  • 박미연 2006/06/25 19:04 # 답글

    아앙아~~!!! 나도 보고 싶다 ㅠ..ㅠ 보고 온 사람들이 이보영이 잠깐 나온다고 조연으로 넣기 민망하다더니 그렇군요... 조인성이 확실히 연기자로서 발 돋움 하는 가 보군요. 평이 괜찮은거 보니... 어쨌든 ㅠ..ㅠ 보지 못해 한탄합니다.
  • RAKU 2006/06/25 20:31 # 답글

    영화" 친구"의 감독이 생각나. 조폭에 몸 담고 있는 친구의 실화를 바탕으로 그 영화를 만들었는데, 도중에 협박을 많이 받았다지?
    여튼, 보고 싶다, 이 영화.
  • Myggol 2006/06/25 22:13 # 답글

    seunghye님/ 주연은 물론 조연이란 말도 참 민망할 정도였죠. 그렇다고 깜짝출연이라 하기는 더 뭐한.-_-;
    박미연/ 후후후~ 부럽지~ 캬하하하하!
    락아가씨/ 비슷했어요. 비열한 거리의 모습도. 보셔도 괜찮을 겁니다. 생각보다 욕설이 좌르륵 나열된 정도도 아니었거든요. ^^
  • 이소 2006/06/26 09:50 # 답글

    저는 왜 그렇게 조인성, 송승헌 요 라인이 나오면 부담스러운지 모르겠어요. 뭐랄까.. 아 이 싸람들 느무 열심히 연기하고 있어! 라는 느낌이 있어서; 결론은.. 동근씨가 좋아욘 (응?)
  • HUGO 2006/06/26 17:49 # 삭제 답글

    확실히 이보영은 우정출연에 가까운것 같아요~ㅎㅎ
  • Myggol 2006/06/27 01:06 # 답글

    이소님/ 전 신화. -_-a
    HUGO 님/ 그렇죠? 역시 저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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